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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를 부탁해 ◀/짱짱이☆

∑ 드디어 만나다 '짱짱이'

by 걸음이 느린 아이 2016. 3. 14.

3월 7일 39w 2d 마지막 검진 시, 3.7kg이며 주중 출산 할 듯 하지만

혹시 모르니 3월 14일 유도분만 예약을 한 상태였다.

 

 

유도분만으로 1박 2일 고생 후 수술한 울새언니를 떠올리며..

유도분만 전 반드시 자연진통으로 출산을 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과..

이틀마다 전화로 소식없냐는 엄마.. 출산 일 피해 농사 일을 돌보시겠다는..

그리고 순산을 위해 운동하라는 말을 수없이 하시는 시어머니..

 

 

3월 7일 내진

3월 8일 이슬 (딸기잼과 매우 유사하고 서너 방울 뚝뚝) + 설사  + 내진혈(묻어나는 갈색혈)

3월 9일 맑고 따뜻한 액체가 나와 팬티라이너 여러개 적심, 오후까지도 지속돼서 저녁에 병원 갔으나 양수 아니라고 하심.

           그날 밤 노란 콧물같은 액체가 나오기 시작

3월 10일 노란 콧물로 생리대 여러개 적심, 저녁이 되자 선홍빛으로 변하고 평소보다 배와 허리가 조금 더 아픔.

 

그 . ㄹ ㅣ . 고 ..

 

신랑과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배랑 허리가 너무 아파왔다.

차마 아픈 내색은 할 수 없었고 시계를 봤다. 오후 9시였다.

 

 

TV를 또 보는데.. 배랑 허리가 또 아프다.. 시계를 봤다.. 9시 5분이다..

'헐, 이게 진통인건가?' 생각하며 다음 진통을 기다렸다.

 

 

역시나, 9시 10분에 또 아파온다.

새벽이나 아침에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으니 씻고 기다려봐야 겠다며 신랑에게 이야기를 한 후 씻는데..

양치하고 샤워하고 머리 감고.... 그 와중에 진통은 꾸준히 왔고... 진통의 강도가 세지고 있었다.

 

 

아픈 와중에도 스킨, 로션이며 오일에 튼살크림 발라가며..

'병원을 지금 가도 되나.. 갔다가 또 빠꾸 당하면 어쩌지?' 생각 또 생각 ㅋㅋ

 

 

진통 간격은 그대로인데.. 진통 강도가 세진다..

안되겠다 싶어 옷을 입고 머리를 말리며 신랑에게 병원에 가자고 했고

혹시 되돌아 올지도 모르니 미리 싸뒀던 출산가방은 놔두고 병원으로 향했다.

 

 

평소 걸어서 다니던 병원이었지만 너무 아파 택시를 탔고

택시를 타자마자 미칠 듯한 진통이 시작되었다.

 

 

병원에 도착 후 가족분만실에 눕고 시계를 보니 오후 10시 25분.

신랑은 나가있고 간호사가 내진을 했는데.. 2cm가 열린 상황이며 자궁벽이 흐물흐물하니

입원하자고 한다.

 

 

이때 난 생각했다. 이 고통이 겨우 2cm면.. 난 대체 몇 시간을 더 아파야 아이를 낳는 것인가..

그리고 엄청난 좌절을 했다ㅠ_ㅠ

 

 

신랑은 밖에서 입원수속?? 뭔가를 했고

나는.. 아파 죽겠는데.. 옷 갈아 입고.. 제모와 관장을 당했다(?)

 

 

그리고 배 위에 뭔가 2개를 붙였는데,

하나는 아이 심장 박동수를 나타내고 하나는 진통 수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진통은 세기가 점점 더 심해졌고 배 위에 붙인 저 두 개의 기계 덕분에

난 움직이지도 못한채 소리를 지르며 그렇게 지옥으로.. 더욱 더 깊이 ㅠ_ㅠ

 

 

도저히 내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신랑은 간호사를 불렀고,

난 그 간호사를 보자마자 무통은 언제 맞을 수 있는거냐고 물었다.

 

 

무통은 자궁이 5~6cm 열려야 맞을 수 있다며, 내진을 하는데..

난 그 말을 듣고 또 다시 좌절을 하며 목까지 욕이 차올랐다.

 

 

그런데, 내진을 한 간호사 "50% 진행됐네요. 무통 놔드릴게요."

ㅎ ㅏ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아파서 표현하지 못했지만 속으로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던 순간이었다.

 

 

나 : 무통은 근데 얼마정도 가나요?

간호사 : 보통 30분에서 1시간정도요.

 

겨우 한 시간이라니, 저 말을 들으니 또 다시 좌절모드 및 슬픔까지 겹쳐왔다ㅠ_ㅠ

 

신랑은 또 나가있고, 난 무통주사를 맞았다. 대략 11시 30분? 40분? 그랬던 것 같다.

 

디스크가 좀 있어서 난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참아낼거라던

건방지고 호기어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을 비웃으며 무통천국을 기다렸다.

 

 

얼마되지 않아 진통이 약간 약해진 것이 느껴졌고, 참을 수 있을 진통만이 느껴졌다.

이거라도 감사하다며 간만에 정신과 이성을 찾은 난 신랑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흐르자, 다시 진통은 쓰나미처럼 밀려왔고

어차피 무통도 끝났고.. 진짜 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

 

 

슬슬 잠이왔다.. 이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기절 또는 실신?? 증상이었던 것 같다.

아파죽겠는 와중에 눈이 감기고 정신이 몽롱해지고 귀가 멍해지고 미칠듯한 졸음이 몰려온다.

그러다 진통이 시작되고 잠시 진통이 멈추면 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신랑은 다시 간호사를 부르러 갔다.

 

 

간호사는 내진을 했고, 90%가 진행되었다며 진통이 오면 힘을 주라고 하더니

침대를 변신시키고 간호사 하나 둘 셋이 들어왔다.

 

 

하, 그런데 허리랑 배가 아파 죽겠는데 어떻게 힘을 주란 말인가.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힘을 줄 수도 없었다.

 

 

그 순간, 아이의 심박수가 점점 떨어지더니 70대..60대..50대까지 떨어진다.

간호사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힘을 못줘서 아이가 힘든 상황이라며 심호흡 하고 힘주라고 한다.

산소호흡기까지 출동하고 산소마스크를 씌워준다.

 

 

갑자기 이러다 내 아이가 세상에 나와보지도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미칠듯한 심호흡을 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개를 들어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너무 힘들었다ㅠ_ㅠ

 

 

아이의 심박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산소마스크는 철수됐다.

아놔, 산소 키지도 않았으면서 마스크만 딸랑 왜 씌움. -_-a

 

 

아무튼, 아이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아이 엉덩이를 밀어준다며

간호사 한 명이 배 위에 올라타기 시작한다......

진통도 힘든데.. 진통 중에 힘주는 것도 힘든데.. 사람까지 올라탄다..

나더러 죽으란 말인가ㅠ_ㅠ 이 와중에 링거 바늘 뽑혀서 피 뿜고..ㅠ_ㅠ

 

 

다행히 신랑은 내보낸 상태였고, 정말 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지만

아이가 힘들어 할 것을 생각하니 빨리 힘주고 빨리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번 힘을 더 주고 의사 출동!!

 

 

그리고 그 전과 같이 진통오면 힘주고 간호사 배에 올라타고 반복..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 소리가 들리는데 대체 언제까지 조금만 더 인지..

아이는 언제 나오는건지..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에라 모르겠다 힘을 팍 줬는데..

 

드 . ㄷ ㅣ . ㅇ ㅓ 

 

우리 짱짱이가 내 눈 앞에 뙇 +_+

3월 11일 AM 1:34

 

 

하, 거짓말처럼 진통은 사라지고..

응애응애 하는 짱짱이를 보니 안심이 됐다.

 

 

신랑은 탯줄을 잘랐고, 나에게 아이를 보여주고..

아이의 피를 닦은 후 아이의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하고..

싸개로 싼 뒤 나에게 왔다.

 

 

태명을 부르며 수고했다 말 해주고 잠시 젖도 물리고 바로 신생아실로 보내졌다.

안아보고 싶었는데 아이 체온유지 및 검사 등을 위해 신생아실로 가야한다고 해서..ㅠ_ㅠ

(흑, 출산하고 한 번도 눈물 안 났는데 글 쓰다가 이 대목에서 왜 눈물이 나려하지??ㅠ_ㅠ)

 

 

회음부가 많이 찢어졌다며 거의 20분을 꿰매고.. 꿰매는 와중에 맨살을 꿰매는 느낌나고..

다시 마취하고.. 너무 찢어졌다며 의사쌤 뭐라 하시고..

 

 

그 와중에 아이 체중이 3.480g이라하고..

마지막 검진 때 3.7kg이었고 분명 출산 때 4kg 예상된다 했었는데..

 

 

의사쌤이, 초음파는 10% 오차있고.. 3.7kg이었으면 내가 자분 못 했을거라고-_-a

 

 

한참을 꿰맨 후 태반인지 뭔지 꺼낸다며 배 다시 눌러.. 눌러.. 손 집어 넣어 빼네.. 빼네..

ㅎ ㅏ, 이것도 아픈데.. 차마 아프다고 할 수도 없고..ㅠ_ㅠ

 

 

그렇게 처치 다 끝나고.. 변신했던 침대는 다시 얌전하게 제 모습을 찾았고..

신랑이 다시 들어왔다.

 

 

다신 애 낳지 말자고 한다. 사람이 이렇게 아파하는 모습을 태어나 처음 본다며..

분만실에 있는 동안 계속 땀 닦아 주고.. 손 잡아주고.. 힘내라며 응원해주고..

잘하고 있다며 격려해주고.. 잘했다며 칭찬해주고..

듬직하니 옆을 계속 지켜줘서 그나마 덜 힘들었(??????????)다고 생각해본다.

 

 

회복실에 있는 동안, 신랑에게 집에 가서 가방 갖고 오라 시키고..

말이 회복이지.. 와서 또 배 눌러보고 손 넣어서 뭐 빼고 ㅠ_ㅠ

링거 뽑고 지혈 안돼서 피 줄줄 흘리고ㅠ_ㅠ

 

 

입원실 도착하니 AM 3:40

 

 

평소 12시면 골아 떨어지던 신랑은 5시 30분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고,

난 6시 넘어 겨우 잠이 왔는데 혈압 체크 등으로 잠이 싹 달아나고..

결국 난 그날 오후 4시가 넘어 겨우 2시간 잠을 잤더라는.....

 

 

센스넘치는 신랑덕에 특실에서 2박 3일을 보냈고,

불쌍한 우리 신랑은 하루 세끼를 빵, 음료수, 햄버거 등으로 연명했다.

그래도 아들 생겼으니 안 먹어도 배부르지??

 

 

 

 

산부인과 입실 시

좌욕시트, 산모패드, 세면도구, 물통과 컵, 슬리퍼, 가방 등을 주더군!!

 

 

 

 

보호자 침대, 아기 침대, 쇼파

그리고 내꺼 수건이랑 회음부방석

 

 

 

 

정면 출입구, 오른쪽 화장실

 

 

 

 

산모 침대

 

 

 

 

TV와 냉장고, 옷장, 수납장

 

 

 

 

화장실인데.. 비데 좋아+_+ 그리고 샤워부스

 

 

 

 

주의사항!!!!!! 주의하라규!!!!!!

 

 

 

 

약... 약... 그리고 주사도 두방씩 맞음...

 

 

 

 

새벽에 애 낳고 주린 배를 움켜잡고.. 날을 꼬박 새고 첫 끼니!!

우리 신랑은 딥슬립 중......

얼른 일어나~ 양가 부모님께 연락 드려야지~~~~~~~

결국 이날 우리는 아침 식사 후 신랑을 깨워 8시 30분에서야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병원 도착 시에 겨우 2cm 열린 상황이었고 진행이 그리 빨리 될 줄을 몰랐던데다가

정신없이 진행되고 모든게 끝났을 때엔 새벽 2시였다....

그래서 우린 아침 일찍 연락을 드리기로 했다.

 

 

 

 

 

 

 

 

 

 

 

하루 세끼 식사와 두 번의 간식!!

 

 

 

 

요것은 퇴원 시 받은 아가 선물!!!!

 

ps)

1. 강동고은빛산부인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 1인실이랑 특실이랑 2박 3일 총 병원비 10만원 정도 차이남.. 결과적으로 10만원 정도 더 주고 신랑도 편하게 자고, 병원에 오셨던 손님들 모두 넓고 편하게 있다 가실 수 있었음.. 또한 샤워부스 있어서 샤워도 했음.. ㅋㅋ

3. 모자동실은 그저 희망사항이었을 뿐.. 현실은 그저..